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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조속 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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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일 : 2023-05-02

판정 결과: 진행중

이 공약은 제주 제2공항을 빠르게 지어 항공 수요를 분산하고, 추가 수요를 확보하고, 항공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2월 5일 제주에서 열린 선거대책위 필승결의대회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해당 공약은 국민의힘 20대 대선 시도 공약 가운데 네 번째 제주 지역 공약 내용으로 들어갔다. 국민의힘은 공약집을 통해 “제주공항공사를 설립하여 공항 운영수익은 도민을 위해 활용”하겠다고도 밝혔다.

이 공약은 윤석열정부 120대 국정과제로 채택됐다. 39번째 <빠르고 편리한 교통 혁신> 국토교통부(국토부) 과제 내용 중 ‘지역 교통 인프라 구축’ 세부 내용에 담겼다. 가덕도, 제주 제2공항 등 권역별 거점공항을 지어 전국을 2시간 생활권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2022년 4분기 기준, 국정과제 추진현황으로는 제주 제2공항 관련 내용은 언급된 게 없었다.

                                                                 12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내용


2023년부터 구체적인 추진 움직임이 나타났다. 1월 5일 국토부는 환경부가 반려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보완해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평가는 개발사업 계획을 세울 때 환경적 측면의 계획이 적절한지, 입지가 타당한지를 검토하는 절차다. 공항 건설사업을 할 때는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서 평가서를 작성해 환경부 장관과 협의해야 한다.

국토부는 2019년 평가서 초안을 환경부에 제출한 뒤로 검토 의견을 반영해 같은 해 9월 본안을 제출했다. 환경부는 2021년 7월 비행 안전이 확보되는 조류 보호 방안, 다수 맹꽁이 서식 확인에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등 보완 내용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평가서를 반려했다. 이에 국토부는 2021년부터 12월부터 보완 가능성 검토 연구 용역에 착수해 전문가 의견을 받아 다시 신청한 것이다. 3월 6일 환경부는 이 평가서에 대해 ‘조건부 협의’ 의견을 냈다.

3월 8일 국토부는 공을 제주도에 넘겼다. 국토부는 환경부 결정 이틀 만에 제주특별자치도에 개발사업 기본계획 보고서를 보내며 의견을 받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환경부가 내세운 조건대로 지역민 의견을 반영하고, 조류 충돌 위험을 관리하며, 항공소음 대책 등에 대해 제주도와 협의하고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기본계획의 사업 완료(준공) 시점을 ‘착공 후 5년’으로 설정했다.

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을 2055년 기준 제주지역의 전체 항공 여객 수요 연중 4108만명 가운데 1992만명 여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계획했다. 총 6조6743억원을 투입해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길이 3200m, 폭 45m 규모의 활주로, 계류장, 여객터미널 등을 짓는 계획이 포함됐다. 총사업비나 재원 조달계획은 기재부와 협의 뒤 확정될 예정이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공항이 지어지고 나서 처음 10년 동안 국제선 100%와 국내선 50%는 지금의 제주국제공항이, 국내선 50%는 서귀포시에 있는 2공항이 맡는다고 되어있다고 한다.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주요내용. 출처=국토교통부


국토부는 제주도와 협의해 운영계획을 확정 짓겠다고 밝혔다. 공항시설법에 따라 국토부 장관은 기본계획 수립 시 관할 지자체장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의견 제시 요청을 받은 관할 지자체장은 기본계획안을 14일 이상 주민에게 열람한 뒤 의견을 들어야 한다. 국토부는 의견 수렴이 끝난 뒤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고시할 수 있다. 국토부는 제주도와 ▲공항 운영자는 어디로 할지 ▲기존 제주공항과 제2공항 간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해야 할지 ▲운영 수익의 제주도 환원 방안은 어떻게 할지 등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제주도민의 의견수렴 절차가 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기본계획 고시 뒤 밟아야 하는 절차인 환경영향평가는 제주특별법과 관련 조례에 따라 제주지사가 환경부 의견을 받고 제주도의회 동의를 얻어야 하는 주체가 된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이 과정에서 2공항 건설 사업 추진을 정상적으로 할지 결정하게 된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3월 6일 긴급 기자회견 열어 그동안 국토부의 소통 의지 부족 문제를 지적하면서 향후 “도민의 알권리와 자기 결정권을 지켜”내며 의견수렴을 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도민 의견 경청회를 열고 있다. 4월 26일 제주도는 세 번째 경청회를 열어 제주 서부 한림읍 도민의 의견을 들었다. <프레시안> 보도에 따르면, 이날 도민경청회는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진인 포스코이앤씨를 비롯한 제주도 관계자가 참석했다고 한다. 용역에 참여한 포스코이앤씨 정기면 이사는 제2공항 건설 추진 배경과 성과, 앞으로의 지역 상생 방안 등을 담은 추진계획을 설명했다고 한다.

찬성 측 대표자로 참석한 우창범 제2공항성산읍추진위 부위원장은 포화상태인 현 제주공항의 수요를 제2공항으로 분산시켜야 한다는 점과 국가시설인 제2공항에 대한 주민투표는 오히려 도민 갈등을 조장하므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반대 측 대표자인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제2공항 기본계획에 기존 제주공항과 제2공항 역할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점과 제2공항이 성산지역 동굴과 숨골을 파괴해 도민 안전 문제와 지하수 부족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는 점을 들며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제주도는 제주시 동쪽 지역 주민 의견을 청취하고자 4차 도민경청회를 5월 13일 개최한다. 제주특별자치도 공항확충지원단 관계자는 5월 2일 뉴스톱과 통화에서 “이와 더불어 추가 의견수렴을 5월 말일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견 제시는 제주특별자치도 누리집과 우편, 방문을 통해 신청받고 있다. 제주도는 의견 수렴을 마친 뒤 국토부에 도민 의견을 보낼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를 전달받고 기본계획을 고시한다.

정리하면,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은 2023년 5월 현재 환경부 승인을 받은 뒤 기본계획에 대한 제주도민 의견을 받는 단계에 있다. 국토부는 제주도민 의견을 받아 기본계획을 고시한다. 고시 이후에도 제주도는 환경영향평가 등을 추진하는데 이때 중앙정부와 도민과의 소통 과정에 따라 추진 계획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현재까지는 제주 도내에서 어떻게 의견수렴을 계속할지에 대한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제주 제2공항 조속 착공> 공약은 취임 100일 평가와 마찬가지로 취임 1주년 평가에서도 <진행중> 상태로 판단한다.

근거: 국민의힘 20대 대선 시도 공약집, 윤석열정부 120대 국정과제, 정부업무평가 국정과제 추진현황, 언론보도, 제주특별자치도청 공항확충지원단 누리집,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보고서, 제주특별자치도 공항확충지원단 관계자 전화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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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일 : 2022-08-31

평가내용

신공항은 말 그대로 새로 지어지는 공항이다. 지금 국내에서 운영 중인 공항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담당하는 인천공항과 한국공항공사가 관할하는 김포·제주공항 등 14개를 합쳐 모두 15개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신공항들을 합하면 족히 20개는 넘는다. 이대로라면 흔히 하는 말로 ‘전국에 널린 게 공항’이 될 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려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기존 공항도 운영이 녹록지 않은 형편인데 신공항들까지 속속 들어서면 운영난이 가중될 거란 지적이다. 실제로 국내공항 가운데 인천공항과 김포·제주·김해공항 등 4~5개를 제외하면 모두 만성적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