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약은 중단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재개하는 것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유세 기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건설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혀왔다. 당시 <연합뉴스> 보도에서 윤 대통령은 당시 “오색과 설악 봉우리를 연결해 아름다운 설악산을 스위스의 알프스와 같이 만들어 놓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스위스와 프랑스 사례를 들며 케이블카가 환경을 망치는 건 아니라며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 공약은 국민의힘 20대 대선 시도 공약집에도 들어갔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설악산국립공원 내 오색지구와 ‘끝청’ 사이의 길이 3.3km를 케이블카로 잇는 사업이다. 지금도 설악 소공원과 권금성에 오가는 1.1km 길이로 케이블카가 운행 중이다. 다만 오색케이블카는 이보다 훨씬 긴 3.3km로 설계됐다. 설악산 소재의 양양군은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이 사업을 추진했다.
환경부는 2023년 2월 27일 오색케이블카를 설치해도 된다고 결정했다. 환경부는 해당 사업을 ‘조건부 협의’ 의견으로 사실상 통과시켰다. 강원도가 지난 1982년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한 이래 40여 년 만에 추진이 승인됐다. 앞서 환경 전문기관 5곳은 케이블카 사업에 부정 평가를 했으나, 환경부는 지난 2015년 국립공원위원회가 사업 입지가 타당하다고 결정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사업 추진에 조건이 붙었다. 환경부는 양양군 측에 무인 카메라와 현장 조사를 통해 산양을 비롯한 보호 동식물의 서식 환경을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상부 정류장의 건축 면적을 줄이고, 위치를 해발고도 1480m에서 1430m로 50m 낮출 것을 요구했다.
23년 2월 27일 환경부가 밝힌 오색케이블카 보완할 사항 내용 갈무리. 출처=환경부 보도자료
강원도는 2023년 내 케이블카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환경부 결정에 맞춰 산지전용허가 등 행정 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한 뒤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2월 27일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앞으로 11개 인허가 및 심의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밟고 원샷으로 해결해 연내 착공하고, 조직 개편을 통해 도청 안에 설악산 삭도 추진단을 만들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색케이블카 관련 강원도청 카드뉴스 갈무리. 출처=강원도
환경단체들은 오색케이블카 승인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전문기관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던 점을 강조했다. 이이자희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팀장은 “특히 KEI(한국환경연구원)는 국립공원 같은 공간에 부정적인 영향이 큰 케이블카 설치는 부적절하다고 밝혔다”며 “환경청은 철저한 사후관리를 추진한다고 하지만, 국내에서는 사후환경영향평가, 사후관리 등이 이루어진 경우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법적 대응과 관계기관 항의 방문 등으로 해당 계획이 백지화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중단됐던 케이블카 사업이 재추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립공원 중 최상위 생태계 우수지역인 설악산 케이블카를 허가했기 때문에 다른 케이블카 사업을 막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재추진 계획이 거론된 지역은 북한산, 지리산, 무등산, 월출산 등 10여 곳에 이른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3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설악산 이외 다른 국립공원에서 케이블카 설치는 국립공원위원회 심의, 환경영향평가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절차를 거쳐 신중히 검토될 사안”이라며 오색케이블카 승인과 타 케이블카 사업 승인을 분리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현재 환경부 승인을 받아 착공 준비에 들어갔다. 강원도는 이에 대한 11가지 인허가와 심의 절차를 빠르게 추진해 2023년 안에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오색케이블카에 대한 전문기관과 시민단체의 반대의견도 있었지만, 정부는 꾸준히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해 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조속 추진> 공약은 취임 100일 평가에서는 <진행중> 상태였다. 취임 1주년 평가에서는 추진 상황이 환경부 승인을 받아 착공 준비 과정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완료>된 것으로 판단한다.
근거: 국민의힘 20대 대선 시도공약집, 언론 보도, 환경부 보도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