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내용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공직자 재산공개 DB 일원화’와 ‘만 나이로 법적·사회적 기준 통일’ 내용을 담은 ’59초 쇼츠’ 공약을 발표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홉 번째, 열 번째 쇼츠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윤 후보의 아홉 번째 쇼츠 공약은 ‘공직자 재산공개 DB 일원화’다. 대국민 공개 공직자 DB 일원화로 국민 누구나 공직자 재산 감시를 쉽게 해 공직자 일탈을 예방하자는 취지다. 윤 후보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대법원공직자윤리위원회, 선거관리위원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각각 따로 공직자 재산등록과 공개에 대한 관보 파일을 업로드 하는데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관할하는 기관만 해도 대통령, 중앙부처, 17개 광역시도에 이르기까지 모두 80여 곳에 가깝다”며 “일일이 다운로드받아야 하는 등의 불편함을 개선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공직자 재산공개 DB 일원화’ 공약은 유튜브 쇼츠 영상으로만 발표되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이 빠져 있었다. 하지만 ‘공직자 재산공개’를 ‘데이터베이스(DB)’로 ‘일원화’ 하여 공개하겠다는 것이니, 그동안 재산공개 방식의 개선을 요구해 온 시민사회단체나 언론의 요구가 반영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백서와, 정부 출범 이후 발표한 120대 국정과제를 살펴보면서 이상한 부분을 발견했다. 분명 공약의 내용은 ‘공직자 재산공개 DB 일원화’였는데, 어느새 ‘DB’라는 단어가 빠져버리고 ‘재산공개 창구를 일원화’한다거나 ‘통합공개’한다는 표현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재산공개 방식의 문제로 1) 공개 창구가 개별 사이트로 흩어져 있다, 2) PDF 형태의 표 형식으로 공개 된다는 두 가지가 지적 되어 왔다. ‘공직자 재산공개 DB 일원화’라는 공약은 더 이상 전자문서의 표 형식으로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DB)로 공개하고, 창구를 ‘일원화’ 한다는 점에서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정작 정부 출범 이후 국정과제로는 ‘창구 일원화’만 언급되기 시작했고, PDF 포맷이나 표 서식에 대한 이야기는 사라져 버렸다. 8월에 들어서자 인사혁신처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인 공직윤리시스템에 재산등록상황 공개목록이라는 새로운 페이지가 생겼고, 2022년 8월 이후의 재산공개 자료를 제공한다는 설명이 붙었다. 그동안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 별로 쪼개져서 공개하던 재산공개 자료를 앞으로 해당 페이지에서 통합하여 공개하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창구 일원화’가 이뤄졌다는 것은 분명 이전보다 개선된 것이지만, DB에 대한 내용은 결국 찾아볼 수 없었다. ‘반쪽짜리’ 공약에 그쳐버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