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9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페이스북에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이라는 10자 공약을 올렸다. 병사 봉급을 최저임금에 가깝게 보장하겠다는 발상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5월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정과제에서 이 공약을 바꿨다. 즉시 병사월급 200만원을 주는 게 아니라 2025년 병장 기준 월 2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병사월급에 적금을 추가해 200만 원을 채우는 방식이다. 다만 월급은 매달 받을 수 있는데, 적금은 제대할 때 한번에 수령한다. 이 때문에 ‘취임 즉시 병사 급여 월 200만원’이라는 공약이 후퇴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2022년 1월 9일 윤석열 당시 후보 페이스북에 올라온 10자 공약 게시물 갈무리
국방부는 지난해 말 구체적인 방안을 내놨다. 병사 월급인상안은 지난해 12월 28일 발표된 ‘23~27 국방중기계획’ 가운데 전력운영 분야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보상 강화책에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발표처럼 2025년까지 병사 봉급을 병장 기준 150만 원까지 올리는 방안이다. 적금에 붙는 지원금도 매년 올려서 22년 14만 원에서 25년 55만 원까지 상승한다. 이렇게 되면 2025년 병장 복무자는 월 최대 205만 원을 받는 꼴이다.
2022년 말 국방부가 공개한 ’23~27 국방중기계획’에 담긴 병 봉급 인상 방안
인건비 부담은 더 커졌다. 올해 병사 월급은 지난해보다 이병 8만9900원~병장 32만39000원 더 올랐다. 이에 따라 병사 인건비 예산은 지난해 2조 3050억원에서 올해 2조 8259억원으로 5209억원 올랐다. 인건비 예산은 점차 커질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내년에는 인건비 예산이 3조 4580억 원, 2025년에는 4조 1368억 원으로 커진다. 2025년 예산은 2022년 예산의 거의 2배에 가까워진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보고서를 통해 “급격한 인구 감소로 앞으로 50만 명의 대군과 18개월 징집병 복무기간은 유지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며 “병사 봉급 인상은 병력 감축을 비롯한 종합적인 대책 속에 추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2022년 10월 31일 발간한 ‘2023년도 예산안 총괄 분석’ 보고서에 나온 병 인건비 소요 예산 추산치
병사와 군 초급간부의 월급 역전에 대한 우려도 과제로 남았다. 100만 원까지 오른 병장 월급이 현재 약 170만 원인 군 초급간부 하사 봉급을 조만간 역전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병사보다 적은 인상 폭이 문제로 지적된다. 중사 8년 차 간부가 자신의 실제 급여를 SNS에 올려 한 달 실수령액이 200만 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광기 한국국방연구원(KIDA)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보고서 ‘병 급여 인상이 초급간부 지원 의사에 미치는 영향’에서 “병장 기준 병사 급여가 2025년까지 150만원으로 인상되면 초급간부와의 급여차가 10~20%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3월 6일 육군 부사관학교를 찾아 초급간부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3월 8일에 창원 잠수함사령부를 찾아 간부들의 당직 수당, 호봉 승급액 등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지난해 말 국방부 발표에도 간부의 활동비를 일부 높이고, 주택수당을 늘리는 방안이 들어갔다. 하지만 제대로 된 처우개선은 병사 봉급 인상이 끝난 뒤인 2025년쯤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시점에서 뉴스톱은 <병사 월급 200만 원 보장> 공약이 <2025년 병장 기준 월급 205만 원 보장>으로 <변경>됐다고 판단한다.
근거: 윤석열 페이스북, 국방부 2023년 예산 운용계획 등 기타 자료,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집, 언론보도,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 국방논단